"누나, 그래도
먹어. 얼마나 맛있는데."
"누나는 지금 배
아파서 못 먹어.
오늘은 네
생일이니까 맛있게 먹어."
큰아이는 그렇게
말하며 남동생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언니.....우리도 엄마 아빠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저렇게 같이 저녁도
먹구." 아이의 여동생은 건너편 테이블에서
엄마 아빠랑 저녁을
먹고있는
제 또래의 아이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그때 영선이
주방에서 급히 나왔다.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한참동안 아이들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왜? 아는
애들이야?"
"글쎄요. 그 집
애들이 맞는 거 같은데......"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영선은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너 혹시 인혜
아니니? 인혜 맞지?"
"네 맞는데요.
누구세요?"
영선의 갑작스런
물음에 아이는 어리둥절해했다.
"엄마 친구야. 나
모르겠니? 영선이 아줌마....."
"......"
개나리같이 노란
얼굴을 서로 바라볼 뿐
아이들은 말이
없었다.
"한 동네에
살았었는데, 네가 어릴 때라서
기억이 잘 안 나는
모양이구나.
그나저나 엄마 아빠
없이 어떻게들 사니?"
그녀는 너무나
반가운 나머지
아이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어루만지고 있었다.
"인정이도 이제
많이 컸구나.
옛날엔 걸음마도
잘못하더니."
그제야 기억이
났다는 듯 굳어 있던
아이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아줌마가 맛있는 거
해다 줄게."
영선은 서둘러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자장면 세 그릇과
탕수육 한 접시를
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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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음식을
먹는 동안 그녀는 내내 흐뭇한 얼굴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녕히 계세요."
"그래, 잘 가라.
차 조심하구..... .
자장면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와, 알았지?"
"네....."
영선은 문 앞에
서서 아이들이
저만큼 걸어갈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었다.
어두운 길을 총총히
걸어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이
처마 끝에 매달려
제 키를 키워 가는
고드름처럼 힘겨워 보였다.
아이들이 가고 난
뒤 영철은 영선에게 물었다.
"누구네 집
애들이지?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안 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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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나도
모르는 애들이에요.
엄마 아빠가 없는
아이들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음식을
그냥 주면
아이들이
상처받을지도 모르잖아요.
그래서 엄마
친구라고 하면
아이들이 또 올
수도 있고 해서....."
"그랬군.. 그런데
아이들 이름은 어떻게 알았어?"
"아이들이 말하는
걸 들었어요.
주방 바로 앞이라
안에까지 다 들리던데요."
"이름까지 알고
있어서 나는 진짜로 아는 줄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