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뚝섬유원지
달라진 뚝섬유원지
반곡동 기차역에서
임 영석
반곡동 기차역에는 사람들이 내리지 않는다
아침 마다 화물 객차에 치악산 그림자만 탔다가
저녁이면 치악산 그림자만 기적 소리에 조용히 내린다
빈 대합실 의자는 앉을 사람이 없어도
옹이 눈을 뜨고 나무 그림자 하나 앉혀 놓고는
어디로 떠나냐고 어디로 가느냐고
적적했는지 묻지도 않는 말을 걸어 온다
반곡동 기차역은 반곡동 사람 조차 기차를 타지 않는다
비가 와도 우산을 들고 마중 나올 사람도 없다
치악산 바람 소리만 메아리로 몰려와서
두 줄 선로(線路)에 납작 엎드려 사람 소리를 듣고 있다
원주역 또는 제천역에서 사람들은 발길을 돌리며
반곡동 기차역을 스쳐 갔는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고 살아 온 내 인생역 같다
반곡동 기차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