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의 노히터 기록과 재미있는 이야기들
아주 신나는 곡을 예쁜 아가씨와 함께 즐기세요.
8회부터 모두가 긴장 모드로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마운드에 오른 커쇼에게 기립박수를 보냈고,
9회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남겨 뒀을 땐
일제히 스마트폰과 카메라를 꺼내어 커쇼에게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렇습니다. 클레이튼 커쇼가 노히터 게임의 주인공이 된 순간
다저스타디움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가 됐습니다.
올 시즌 두 번의 노히트노런 게임이 모두 LA다저스에서 나왔습니다.
지난달 26일 시티즌스뱅크볼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원정경기에서
조시 베켓이 9이닝 2볼넷 무실점으로 노히트노런을 기록했고,
바로 어제 다저스의 전설이 되어가고 있는 클레이튼 커쇼가
9이닝 15탈삼진 무사사구를 기록하며 대기록을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사진=다저스 오피셜 존 수후>
다저스에서 두 명의 노히터가 나온 것은 지난 1956년 브루클린 시절 이후
58년 만입니다.
그런데 다저스 매팅리 감독은 "우리 팀엔 그레인키와 현진이도 있다."는 말로
기록을 경신할 여건은 충분히 있음을 알렸습니다.
그레인키와 류현진. 당연히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정말 그런 날이 온다면 카메라 셔터를 제대로 누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긴장과 흥분된 분위기에 휩싸일 것인
분명하니 말입니다.
이날의 분위기는 두말하면 잔소리. 커쇼가 달성한 노히터 게임의 기록과
그
순간 벌어진 현장의 소소한 이야기를 정리해서 들려드리겠습니다.
# 01. 커쇼의 노히트노런의 대단함을 말해주는 기록
-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로 안타, 볼넷, 몸에 맞는 공 없이 탈삼진 15개를
기록하였다.
(종전 기록은 샌디 코팩스와 맷 케인이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며 14탈삼진.)
- 커쇼의 15탈삼진 중 14개가 브레이킹 볼에서 나왔다.
-15탈삼진은 노히터를 달성한 기록에서
1960년 워렌 스판(Warren Spahn)과 타이를 이루며 3번째 순위에 해당한다.
1960년 놀안 라이언(Nolan Ryan)이 17개를 잡아냈고,
1991년도 16탈삼진을 기록하며 노히터를 기록했다.
- 사이영 상을 수상한 선수로써는 3번째로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1964년 다저스 샌디 쿠팩스(Sandy Koufax),
1971년 카디널스의
밥 깁슨(Bob Gibson)이 기록했다.
- 한 구단이 한 시즌 안에 두 번의 노히터를 기록한 건
1972년 시카고 컵스의 Burt Hooton과 Milt Pappas였고,
다저스 구단에서 마지막으로 노히터가 나온 건
1956년에 Carl Erskine 과 Sal
Maglie이었다.
- 커쇼는 다저스의 22번째 노히터를 기록했고,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노히터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18개를 넘는 팀은 다저스가 유일.
- 다저스 22번의 노히터 중 좌완투수가 기록한 건 단 5번뿐.
커쇼가 왼손
투수 노히터의 5번째가 된 것이다.
- 7회 헨리 라미레즈의 실책으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하지 못한 아쉬움이 짙다.
2009년 자이언츠 조나단 싼체스의 노히터 때는
후안 유리베가 8회 에러를
기록하며 퍼펙트를 날린 기록이 있다.
<요즘 타격감이 살아난 맷 켐프는 다저스의 중심 타자이자 몸값 비싼 치어리더임이 분명하다.
한바탕 동료들의 축하가 마무리되자, 가라앉는 분위기를 살리려 양팔을 벌려 환호성을 유도했다.
신기하게도 맷 켐프의
손짓에 모두가 환호를 다시 보냈다.>
# 02.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던 날 벌어진 재미있는 이야기들.
- 빈 스컬리만 가능했던 '금기어'.
노히트노런 혹은 퍼펙트게임을 달성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금기시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no hitter', 'perfect game'. 더그아웃에서 감독을 비롯한 동료 선수들은 물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도 이 단어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암암리에 지켜지고 있는 것이죠.
'입이 방정이다'는 말이 있듯 괜한 말로 부정타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8회 관중들이 일제히 일어나 환호는 보냈을지언정 그 누구도 노히터,
퍼펙트게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상대팀 팬은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하지만 이를 어긴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다저스의 목소리 '빈 스컬리(Vin
Scully)'.
경기를 중계하면서 노히터 혹은 퍼펙트가 가능하다는 언급을 한 것이죠.
흥미로운 사실은 중계방송 중 빈스컬리가 이 단어를 사용하며 가능성을 이야기 했을 때
팬들은 "빈 스컬리니까 괜찮아", "빈 스컬리는 사람이 아닌 신이잖아."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다저스 팬들에게 빈 스컬리는 신적인
존재입니다. 금기어가 유일하게 허용되는.
- 커브 하나로 상대 팬도 접수한 '커쇼
'.
다저스 팬들은 일제히 커쇼의 노히트노런에 엄청난 환호를 보내고 열광을 했습니다.
하지만 커쇼의 대기록에 희생양이 된 콜로라도 로키스 팬들은 반가울 일 없는 상황.
하지만 경기장을 찾은 로키스 팬들은 커쇼의 엄청난 커브를 보고 감탄을 하며
"저런 명품 커브를 가진 커쇼니까 축하해주자"는 분위기로 흘렀습니다.
상대
팀의 팬들마저도 흡수해 버린 클레이튼 커쇼입니다.
-커쇼의 노히트노런을 예감한 A.J 앨리스 부인의 당부.
커쇼와 배터리를 이룬 포수는 A.J 앨리스.
앨리스의 부인 신디 앨리스(Cindy Ellis)는 커쇼의 노히트 노런이 달성될 것을 짐작하고,
미리 트위터를 통해 A.J 앨리스에게 충고 섞인 당부의 글을 남겼습니다.
"@AJEllis17 don't jump". 지난달 베켓의 노히터때 축하하러 뛰어 나가다가
당시 포수 드류 부테라의 헬멧을 밟다가 다친 것을 기억하고 남긴
당부의 글이었습니다.
-도미노 피자는 다저스를 미워해(?)
.
이번 시즌 도미노 피자는 마케팅 일환으로 어느 구단이든 시즌 중에 두 번째
노히터가 나오면
공짜 피자를 각각 2만 명에게 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올 시즌 첫 번째 노히터도 다저스(5월 26일. 베켓)에서 나왔고,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다저스에서 노히터(6월 19일. 커쇼)가 나와 피자 4만 개는
모두 다저스 팬들에게 돌아가게 되었죠. 이에 다저스 팬들은 우스갯소리로
도미노피자가
다저스 미워하면 어쩌지?라는 말이 유행처럼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 최대 55점이었던 커쇼가 이렇게 '컷쇼'.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20에서 80까지 점수를 매깁니다.
50점을 메이저리그 평균으로 보는데,
커쇼가 고등학교때 스카우트들에게 받은 점수는 45점에서 55점 사이.
최대 55점까지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고 책정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저스는 커쇼를 선택. 이랬던 선수가 이제는 전설이 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
팬들에게는 기쁨이자 자랑이라고 합니다.
<사진=다저스 오피셜 존 수후>
- 행운의 비눗방울 발사기.
비눗방울 발사기는 다저스 승리의 행운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날에 다저스타디움을 찾은 아이들을 위해 마련했던 비눗방울 발사기는
'다저스 유치원'이라 불릴 만큼 천진한 다저스 선수들의 눈에 쏙 들어왔고,
더그아웃에 비치해 놓고 득점을 올리거나 승리했을 때 활용을 하고 있습니다.
이날도
비눗방울이 발사되자 인터뷰를 하던 커쇼마저도 신이 난 듯 춤을 추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비눗방울의 등장은 현지 기자들에게도 관심거리.
이에 공식인터뷰에서 질문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매팅리 감독은 "누가 이 비눗방을 기계를 가져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나는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어찌 됐건 행운의 아이템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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