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판 사랑과 영혼 - 400년 전의 편지
- 조선판 사랑과 영혼 - 400년 전의 편지
- 조선판 사랑와 영혼 - 400년 전의 편지
남편을 보내며 아내가 썼던 아래 한글 편지는 400년의
세월동안 어두운 무덤 속에서
망자와 함께 잠들어 있었다.
경상 안동 정상동의 이응태 무덤의 이장을 하던 중
시체 1구가 발견됐다.망자의 가슴을 덮고 있던 편지1장이
발견되었는데 400년 전에 쓰여진 것이었다.
내용엔 죽은 남편을 꿈속에서라도 보고싶다는 내용으로
아내의 서러운 마음이 녹아있다
31세의 나이에 병으로 죽은 고성이씨 이응태 그 부인이 쓴 편지다.
- 원이 아버지에게 -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 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수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
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이 끝이없어
이만 적습니다
< 병술년 <1586년> 육월 초 하루날 아내가>
400년 전의 편지
남편이 죽은 후, 장례전까지의 짧은 시간에 씌여진 편지에는
지아비에 대한 아내의
그리움이 사무치게 드러나고 있다.
하고픈 말을 맺지 못한 채 종이가 다하자, 아내는 모서리를
돌려 다시 써내려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모서리를 채우고도 차마 끝을 맺지 못한 글은 편지의
처음으로 돌아와 거꾸로 씌여지고 있다.
미투리의 정체
관에서는 아내가 쓴 편지 외에도 많은 유물들이 수습되었다.
그 가운데 부부의 애틋 한
사랑을 짐작케 하는 물건이 있었는데,
바로 남편의 머리맡에서 나온 미투리였다.
이 미투리의 재료는 사람의 머리카락이었다.
그리고 미투리를 싸고있던 한지에는 아내가 쓴 글이 적혀있었다.
무덤의 주인은 누구인가?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비석마저 유실된 채 모든 사람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 이
무덤은 과연 누구의 무덤이었을까.
관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무덤의 주인이 고성 이씨 가문의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젊은 아내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 앞에서 남편의 뒤를 따르고 싶다는 말로써
그 슬픔을
대신한 이응태의 젊은 아내, 그녀는 누구였을까.
그리고 지금 어디쯤에서 홀로 잠들어 있는 것일까.
부부의 사랑과 결혼
‘어여삐 여기고 사랑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조선시대에는 남녀유별, 남녀칠세부동석
등의
유교이념이 지배하던 시기였다.
때문에 남녀간의 애정표현은 점잖치 못한 일로
여겨 터부시했을 것이다. 그런 조선시대에
사대부 집 여인이 어떻게 ‘사랑한다’는 글을
편지에 쓸 수 있었을까. 베일에 가려진 이응태
부부의 사랑과 결혼생활에 대해
알아본다.
‘자내’ 라는 호칭의 의미
이응태의 처는 편지에서 남편을 가리켜
‘자내’ 라는 말을 모두 열네번 사용하고
있다.
요즘의 부부라 하더라도 아내가 남편을
자내라고 부르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어떻게 이응태의 처는 남편에게
‘자내’ 란 말을 서슴없이 할 수 있었던
것일까.
"부부의 일은 부부만이 안다 "라고 했던가
그렇지만 400년의 세월은 무심히 흘렀어도
이들에게는 고귀한 "사랑' 이
존재했음을
지금의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