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3월 25일 예술의 전당에서 성황리에 끝난 실황을
연주장에서 숨소리 죽여가며 찍은 좀처럼 보기 힘든 무대 사진을
이것을 찍은 친구에게 사정사정해서 얻은 자료이니 즐감하시기 바라며
그 친구가 워낙이 펌 방지한 것을 양해를 구하고 담아온 것이니
펌 금지함을 양해 바랍니다.비록 포커스가 안 맞는 사진이라도
캄캄한 연주장에서 이렇게 찍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아시고
그 친구가 워낙에 사진을 잘 찍는 친구라
이 정도로 나온 것입니다.잘 아시겠지만
연주장에서의 사진촬영은 금기시 된 것을 아시져?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후 사진&후기
2008년 구스타보 두다멜과 인연을 맺은 지가 어연 7년이 흘렀다.
예술의 전당이 떠나갈 듯했던 그 때의 상황이 지금도 너무나 눈에 선연하다.
합창석 맨 앞줄에 앉아 얼마나 열광을 했던 지...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던것이 당시 두다멜이 이끌고 내한한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의 앵콜 공연으로
예술의 전당은 통제불능 상태였기 때문이다.
사방에서 터지는 후레쉬는 그야말로 축제장의 열기를 한껏 더 부풀렸고,
무대에서 베네수엘라의 국기로 만들어진 쟈켓을 입고 춤을 추며
연주를 하던 그들 모두도 열광의 엑시터시에 빠졌었으니까...
그뿐만이 아니라 연주후 그들이 입고 있던 쟈켓을 관중석으로 던져 주었는데....
그 열기가 어땠겠는가~
그들도 우리도...무엇보다 두다멜도 엑스터시의 한 가운데 있었다고나 할까....
그땐 한참 우리 매니아들이 공연장에만 가면 만나던 시절이라....
악을 쓰고....모두 쟈켓을 받아냈다는것...
그 흥분은 아직도 사실 연속이어서 이번에도 '두다멜'을 보기위해 시간과 돈을 아낌없이 투자했다.
바로 당시처럼 우리 딸과 함께....
이렇듯 대 공연에는 항상 주차장이 또한 전쟁을 방불케하니, 딸이랑 아주 일찌감치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다.
'파리...아름다운 유혹' 전람회도 볼겸....
그러나 이젠 두다멜이 그 젊음의 열기를 그대로 예술의 전당에 올려놓기는 무리다.
벌써 그의 나이는 혈기 왕성하고 두려움을 모르던 10대의 지휘자에서 이젠 20대를 지나 34세나 되었고,
세계 굴지의 LA필하모닉을 전두 지휘하는
음악감독이 되어 있기때문이다.
이제는 그 혈기보다는 연주 자체만으로도 감동을 주는 위치인것이다.
오늘의 프로그램은 그리도 간절한 말러 교향곡 6번 '비극적' 이다.
한곡의 연주시간이 1시간 반이나 되는 5관 편성인 이 대곡을 연주하기 위해
무대는 그 어떤 공연보다도 연주자들로 꽉찼다.
객석도 무대도 꽉찬 예술의 전당의 열기는 그 어느때 보다도 후끈거렸다.
두다멜과 LA필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겠지??
거기다 환상적인 프로그램까지....
오늘은 아주 작정하고 연주가 끝나자 마자 순식간에 사진을 찍으려고 자리도 그리 물색하여 예매 선점했고...
연주 시작전에 미리 망원렌즈 장착해서 조리개도 맞춰 놓았다.
콩딱거리는 마음으로 연주를 기다렸다.
아!!
드디어 강렬한 행진곡풍으로 너무나도 강렬하고 인상깊은 도입부 연주가 시작되었다.
무대를 꽉 메운 대 편성 오케스트라가 내는 그 울림은 과연....가슴이 울렁일 만큼 압권이었다.
사실 곡 자체가 주는 강렬함이 얼마나 대단한 곡인가!
콘트라 베이스 9대가 울리는 저현부의 웅장한 소리와 또 고혹적인 바이올린 솔로를 비롯한 섬세한 현의 연주...
플루트 5 (2는 피콜로 겸함), 오보에 4, 잉글리시 호른, 클라리넷 4, 베이스 클라리넷, 파곳 4, 콘트라파곳,
호른 8, 트럼펫 6, 트럼본 3, 튜바가 내는
호령하는 듯한 빵빵한 관의 울림과 또 고혹적인 목관의 울림...
그리고 팀파니가 2대, 큰북, 작은북에 심벌즈가 3대, 그리고 대포가 터지는 듯 내리쳐 소리나는
거대한 해머까지 등장하는 이 대곡은 그야말로 엄청난 음향과 볼거리도 수북한 연주가 아닐 수 없다.
그런가 하면 글로켄슈필, 실로폰, 트라이앵글, 탬버린, 탐탐, 방울, Rute, Tubular bell, 첼레스타 2,
하프등이 내는 소리는 또 얼마나 아름답고 영롱한가!
한없이 심연속으로 잦아들게도 하는 곡이다.
그야말로 이 엄청난 악기들을 가지고 사람의 마음을 후벼파기도 하고, 폭발하게도 한다는것이...
그야말로 초 절정 연주 실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생각한다.
세계 굴지의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말러 음악에 미치는 것도 이때문이다.
극명하게 대비되는 소리들로 인한 극적인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완전 빠져들게 만들기 때문에...
그 전율때문에....
악장 마다 끼어있는 백스테이지에서 연주해 나오는 소방울 소리는 또 얼마나 좋던 지...
알프스 몽블랑 트래킹때 만난 잘생긴 소의 목에 매달려 있는 커다란 방울에서 울리던 그 소리들과....
스위스 몽블랑의 환상적인 풍광까지 오버랩되어 들렸으니....
연주를 듣는 내내 매혹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열정적으로 지휘를 하고 있는 두다멜의 모습까지 더해진건 당연지사고...
1시간 반이란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 지...
나의 초절정 집중력때문이었을까....
공연장 분위기도 그 어느때 보다도 좋았던것 같다는....ㅎㅎ
글쎄....
아주 디테일한 면이 조금은 부족했을까....??
엄청난 파워에 휘둘려 쪼금 그런 느낌이 ....
연주가 끝나고 공연장이 떠나갈듯한 환호성을 맛보는 것도 이런 대 공연을 찾는 짜릿함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아마 예술의 전당을 가득 메운 그 엄청난 에너지 속에 그리 오랜 시간동안 머물러 있다는 것만으로도...
손바닥에 열이 나도록 박수를 칠 수 있다는 것도...
엄청난 에너지가 내 몸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지상 최고의 보약...ㅎㅎ
두다멜을 실컷 보라고....합창석 G블럭 정 가운데 자리를 딸에게 주었더니....
두다멜이 너무 늙어서 슬펐대나~~
그래서 그건 늙어 슬퍼해야할 일이 아니고 그만큼 성장했다고 해야되는거라 했더니....
자기의 나이듦이 슬펐대나~~~헉!!
그리고 또하나 당연히 있을 줄 알았던 앵콜 연주가 없어서 좀 아쉬웠다고 할까....
Mahler 6 with Gustavo Dudamel and Gothenburg Symphony
(두다멜의 환호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지만, 어둠속에서 계속 움직이니 렌즈를 당겨 찍은 사진은 모조리 흔들려 다 못쓰게 됐다.ㅠㅠ)
맨 뒤의 커다란 나무 상자위에 있는것이 4악장 결정적 순간 내리치는 해머다.
저 큰 나무상자를 내리쳐 내는 울림이 대포가 터지듯 압권이다.
그 좌측에 있는 연주자는 공연 내 백스테이지로 들어가 소방울을 울려대고, 저 해머통 옆 계단을 올라가 해머를 내리치고,
심벌즈 3대가 울려댈때 우측 가운데로 들어가 또 심벌즈를 연주하며 실로폰까지....
몇개의 타악기를 연주하느라 1시간 반동안 동분 서주한 연주자다. ㅎㅎ
대부분 연주자들 나이가 지긋해 보인다.
특히 콘트라베이스 주자들은 ....
저들이 내는 저현부의 울림이 그리도 압권이었다니....
호른 수석연주자가 박수갈채를 받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말러 6번에서 매우 중요한 파트를 맡고있고 연주도 아주 잘했다.
말러 교향곡 연주에서 무엇보다 빛을 발하는 타악기 연주자들...
무조건 쾅 쾅 울려대는것 같지만 저 수많은 북채를 보라...
이들이 연주하는 모습까지 눈여겨 본다면 얼마나 섬세함을 요하는 악기인 지 알수 있다.
말러 교향곡의 꽃??
보통은 오케스트라의 꽃은 목관악기인데....ㅎㅎ
6번 교향곡에서는 무엇보다 금관파트의 활약이 돋보인다.
오늘 연주 대단했다. 당연히 박수갈채를 받아야 한다는....
호른과 목관악기군이 박수를 받고 있다.
이 또한 당연히 박수 받아야...ㅎㅎ
연주가 끝나면 대부분 젤 먼저 목관이나 금관악기 수석이 박수를 받는다.
대체적으로 연주중 독주파트가 많고, 그 연주가 또한 전체 연주를 좌우하기도 하기때문에 그만큼 중요하고 어렵다는 얘기다.
특히 금관은 동양인이 연주하기에 매우 어려운 악기인 지, 우리나라 오케스트라의 아킬레스 건이기도 하다.
서울 시향의 금관파트 수석연주자가 모두 외국인인걸 감안해 봐도....
악장이며 바이올린 솔로 연주를 한 악장이 박수를 받고 있다.
악장은 지휘자 다음으로 오케스트라의 중요한 사람이다.
무엇이 이리 좋을까...
비올라 수석과 악수를 나누는 두다멜의 표정이 너무 좋다.
지휘자나 연주자의 표정을 보는 일도 실황을 보는 재미를 더한다.
그들 스스로 공연의 만족도를 알 수 있는 척도이기도 하다.
이번에 두다멜이 나올땐 앵콜 연주를 하겠지~~ 싶었는데.....
그냥 단원을 일으키며 또 인사만을...
우리 딸은 앵콜 연주 안할 줄 알았대나~~
악보대에 또 다른 악보가 없었다고....
헐!!
예리한 우리 딸...
Mahler: Symphony No. 6 "Tragic" / Lorin Maazel : Royal Concertgebouw Orchestra
2008년 예술의 전당 공연을 추억하며...
두다멜&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앵콜곡으로 '맘보'를 연주하고 있는 모습이다.
연주자들이 빙글 빙글 돌며 맘보 춤을 추며 연주하는 모습....
이때의 두다멜...정말 대단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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