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퍼펙트 무산됐지만 짜릿하고 소름 돋았다”
네, 그때 팬들이 환호해주는데 정말 짜릿하더라고요."
7이닝까지 이어진 퍼펙트 행진이 8회 선두타자로 나선 토드 프레이저에게
2루타를 허용하면서 깨지자 스타디움 곳곳에선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관중석에선 안타까움의 탄식 "오~우"가 터져 나왔고,
다저스 더그아웃에선 조용히 경기를 지켜보던 선수들이 방방 뛰며 안타까움을 표출했습니다.
특히 맷 켐프는 "말도 안돼. 어떻게 이렇게 깨지느냐"며 큰 소리로 연발하며
더그아웃을 휘젓고 다녔습니다. 커쇼와 그레인키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 했습니다.
다저스 선수들 모두가 퍼펙트게임이 무산되는 순간 누구보다 안타까워해줬습니다.
대 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는 기대로 더그아웃에서
류현진을 애써 외면했던 다저스 선수들이었습니다.
7이닝까지 완벽했던 류현진은 "사실 퍼펙트게임을 마음속으로는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랬기에 프레이저의 좌익선상 2루타는 가슴을 쓰라리게 했을 것입니다.
프레이저가 1루를 지나 2루에 안착한 후에도 한참 동안을 아쉬워했습니다.
퍼펙트게임은 무산됐지만 그래도 최고의 피칭이었다는 의미를 담은 격려와 찬사의 박수였습니다.
아쉬워하는 류현진의 모습 뒤로 기립박수를 보내는 팬들의 모습은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지난 19일 애리조나 체이스필드에서 재현된 랜디 존슨의 퍼펙트게임
그 짜릿한 순간의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내심 기대도 했습니다.
지금 이 경기가 퍼펙트게임이 된다면 류현진은 10년 후 20년 후 50년 후 이 구장에서
짜릿한 퍼펙트게임을 재현할 수 있겠구나라고 말이죠.
하지만 퍼펙트게임은 운도 따라줘야 합니다.
145년 메이저리그 역사에 퍼펙트게임 기록은 23번 뿐이라는 사실은
얼마나 어려운 기록인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다저스타디움 안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랬을 것입니다.
팬들도 구단 관계자들도 동료들도 취재진도 말이죠.
류현진도 "7까지는 정말 잘한 것 같다. 컨디션도 좋았고, 제구력, 스피드 등 모든 것이 좋아서
7회까지는 물론이고 마운드를 내려오기 전까지도 편안하게 던졌다."고 전했습니다.
그 아쉬움은 더그아웃에서도 이어졌지만 마운드에선 류현진은 편안한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8회 두 번째 타자에게도 안타를 허용했지만 잠시 아쉬워하더니 금세 웃음으로 승화시켰습니다.
# 류현진이 말한 '짜릿'했던 순간
류현진은 경기 직후 진행된 공식 인터뷰에서
7회 마지막 타자를 투수 땅볼 처리하고 돌아서는 순간
기립하여 환호하는 팬들을 보며 소름이 돋았다고 말합니다.
두 번째 타자는 5개의 공을 던져 삼진 아웃으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습니다.
이어 타석에 오른 필립스를 5구째 투수 땅볼 아웃으로 처리했습니다.
류현진의 말처럼 이 순간 다저스타디움은 환호와 박수로 가득했습니다.
류현진의 퍼펙트가 무산되는 순간 보낸 기립박수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짜릿'했습니다.
# 류현진이 경험한 이색 풍경,
허니컷 투수 코치는 말없이 박수만
이날 류현진은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이를 취재하는 기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평소와 다른 풍경이 그려져 셔터 누르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이닝마다 터져 나오는 환호와 기립박수는 순간의 기분을 짜릿하게 했고,
시선을 피하며 애써 외면하는 동료들의 모습도 이색적이었습니다.
마운드를 내려와 더그아웃으로 들어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하이파이브는 커녕 시선조차 피했습니다.
6이닝 7이닝 더그아웃 풍경은 류현진 피하기였습니다. 왜일까.
이유는 바로 류현진이 퍼펙트게임이라는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퍼펙트게임 같은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을 때 더그아웃에서 말을 거는 것을 금기시하고 있습니다.
류현진의 집중력을 위해 일부러 시선을 피하고 말을 걸지 않는 것입니다.
소위 말해 부정타지 말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 모자를 툭 던지는 모습에서 아쉬움 느껴져
가장 파이팅 넘치는 목소리로 류현진을 맞이했습니다.
"정말 최고였다."는 말과 함께 말입니다.
모자와 글러브를 툭 던지는 모습에서 많은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 윌슨, '속상함+미안함'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정말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8회 연타석 안타를 허용하면서 류현진은 마운드를 내려왔고
윌슨이 공을 이어받았습니다.
하지만 윌슨은 추가 2실점을 기록하며 주자 만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습니다.
그 누구도 윌슨에게 다가가지 못했으나
윌슨이 가장 미안해할 류현진이 다가가 윌슨을 다독였습니다.
하지만 윌슨은 더그아웃에 들어오자마자 글러브를 세차게 던지며 자책하고 괴로워했습니다.
"꺼져 글러브! "
누구보다 힘들고 괴로웠을 윌슨입니다.
다시 주어 벤치 밑으로 집어넣으면 다시 한번 외칩니다.
망할 글러브 같으니라고!!
박수를 보내며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했습니다.
류현진의 승수를 챙기고 팀의 승리를 지킬 수 있다는 안도의 한숨이었습니다.
# 수지의 에피소드 하나.
29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시구를 앞두고 있는 걸 그룹 수지가
류현진의 등판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이날은 공식 일정은 아니었지만 수지가 류현진의 등판 경기를 현장에서 꼭 보고 싶다고 하여
경기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티켓도 직접 구매했는데 그 금액은 무려 1인당 500여 달러.
수지는 "전혀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멋진 경기를 봤다."며 굉장히 흐뭇해했다는 후문입니다.
류현진이 첫 안타를 맞는 순간 수지는 열성팬의 사진 촬영 요청으로 뒤를 잠시 돌아봤다고 합니다.
잠시 뒤를 돌아본 순간 안타를 허용하자 수지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저 "팬과는 사진 촬영 안 할 거야."라고 투정 섞인 혼잣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아쉬웠다는 얘기겠죠.
득점을 올린 류현진의 모습도 이색적이었습니다.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것을 애써 참는 듯한 모습. 하지만 그 기쁨은 감출 수가 없는 표정입니다.
이런 류현진의 모습은 팬들을 미소 짓게 합니다.
그리고 오늘 경기 보고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 됐습니다.
류현진 선수의 소름 끼치는 퍼펙트게임을
현장에서 직접 볼 수 있는 행운아가 될 것 같은 상상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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