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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자를 위해-인도 히말라야 -1000km 자전거 완주

까까마까 2012. 12. 26. 18:09

 

 

 

아주 유용한 글이 있어 "차마고도"를 연재하기 전에  

이 글을 먼저 올립니다.

꼭 먼저 읽어 보시고 차마고도 여행을 즐겨 보세요. 

 

다음에 올릴 "차마고도"는 유명한 신문기자의

저작권이 있습니다.

 

 

 

 

 

 

 

 

 

자전거 여행자를 위해!

 

 

 

 

 

 

 

 

인도 히말라야 1,000km 자전거 완주

“자전거 여행만큼 자유롭고 인간적인 여행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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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과 중국을 잇는 카라코룸 1,000km에 이어

                                     인도 히말라야 1,000km를 자전거로 완주한 이남석씨.


 

 

 

 

 

 

1,000km. 바로 이해하기 힘든 거리다. 이렇게 먼 길을 홀로 자전거로 완주한 사람이 있다.

그것도 히말라야 산악도로를 말이다.

본지에 '카라코룸 하이웨이 1,000km'를 연재하고 있는 서울 휘경공고 이남석 선생이다.

지난해 카라코룸하이웨이 자전거 여행을 다녀온 그는,

여름방학을 맞아 라다크에서 카슈미르까지 다시 1,000km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다.

 

 


충남 공주가 고향인 이남석(54) 선생은 공대를 졸업하고 컴퓨터 관련 일을 하다 고등학교 교사가 되었다.

그가 교사를 택한 건 '방학 때 여행을 해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어릴 적 라디오 어린이 프로그램이었던 '김찬삼의 여행이야기'를 즐겨듣던 그는,

언젠가 그런 여행을 해야겠다는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티베트를 다섯 번 다녀오고 시베리아 횡단 열차

를 타는 등, 기억에 남는 여행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티베트를 좋아한다. "산세와 평원이 영적이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고 한다.

주로 혼자 여행을 다녔는데

"외롭고 힘들지만 경치에 몰입할 수 있고 현지 사람들과의 만남이 큰 에너지가 된다"고 한다.

자전거 여행을 시작한 것도 티베트 카일라스(수미산)를 자전거로 가고 싶어서였다.

 

 

 

 

 

자전거 내공을 쌓기 위해 우리나라 전국일주를 네 번 했다.

전국일주 한 번에 보통 1,800~2,200km를 달렸으며 군 단위에서 자전거로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다.

그런 그가 꼽는 한국의 진정한 오지는 경북 봉화와 양양이다.

강원도 깊은 데는 오히려 펜션이 많아 봉화, 양양이 진정한 오지라 한다.

 

 

 

 



자전거에 익숙해지는 것뿐 아니라

자전거 여행에 익숙해지기 위해 일부러 텐트로 숙박을 해결하며 여행했다.

자전거 여행을 위한 근육이나 경험이 충분히 축적되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외국에 나가 보니 자신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국내보다 훨씬 고도가 높고 숙박시설이나 음식을 먹을 곳도 없었다.

 

 

 

 

 

 

 



그는 혼자 다니는 것을 즐겨서 국내 산행도 혼자 다녔다.

1970년대 대학생 때부터 등산을 시작했으며 < 월간山 > 도 그때부터 봐왔을 정도로 산을 좋아했다.

1980년대 산에서 주로 신었던 트랑고 신발이 좋아서 지금도 트랑고 리지화를 신고 자전거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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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산]본지를 방문한 이남석씨가 인도 히말라야 지도를 들어 보여주고 있다.

 

 

 


 

파키스탄을 좋아해서 일곱 번이나 트레킹을 다녀왔다.

그러나 트레킹은 자전거 여행만큼 감동이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수천 m 고도에 이르는 고개를 넘는 고통과 맞닥뜨리고,

그걸 견뎌내 새로운 마을에 닿으면 현지 사람들이 반갑게 맞아주는 것이 기분 좋고 감동이라고 한다.

트레킹에 비해 활동 폭이 넓고 더 먼 곳까지 가보며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자동차보다 자전거가 더 좋은 건 직접 공기를 느끼며 갈 수 있고,

버스로 가면 관광객이 많이 가는 큰 곳 위주로 가지만

자전거는 마을이나 작은 곳들을 모두 들를 수 있고

언제든 방향을 자유자재로 택할 수 있어서다.

 

 

 


"차를 타고 가면 멋진 풍경도 순간 휙 지나가 버려요.

좋은 데를 많이 놓치고 못 보죠.

자전거는 더 많이 오래 볼 수 있고 좋은 마을에선 며칠이고 머물 수도 있죠."

 

 

 

 


이남석 선생이 본지에 연재하는 '카라코룸 하이웨이 1,000km' 내용을 읽어보면,

그저 여행자가 아닌, 깊은 사색을 즐기는 구도자 같은 인상을 받게 된다.

원래 그는 특정 종교를 갖지 않았으나 티베트 여행을 하면서 불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불교의 영역인 라다크에 가면 다른 지역과 다른 마을사람들의 눈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뭔가 더 영적인 분위기가 있다는 것이다.

 

 

 


처음 자전거 여행을 계획했을 때, 목표는 미국 횡단이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힘든 곳을 먼저 여행하자'싶어 카라코룸을 택했다.

이슬라마바드에서 중국 카슈가르까지 1,000km에 이르는 여정을 혼자서 17일 만에 마쳤다.

지난해 자전거 여행의 노하우가 있었지만 두 번째인 올해가 더 힘들었다. 지난해 여행이

 

 

 

 

 

 

 

 

파미르고원

 

 

 

 

 

이후로는 힘들지 않은 반면,

인도 히말라야 지역은 워낙 오르막이 많아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힘들었다.

그러나 경치는 티베트보다 더 좋았다고 한다.

다시 이곳을 찾아 좀더 세세한 곳까지 둘러볼 생각이라 한다.

라다크 인근은 5,300~6,000m에 이르는 산악지형인데 자연보전이 잘돼 있으며

전략적 요충지라 인도가 이 지역을 소중히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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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산]히말라야 자전거 여행을 가기 위해 훈련의 일환으로 국내 전국일주만 네 번을 했다.

 

 






 



 

 

 

 

 

 

해발 5,000m의 굉장한 오르막과 내리막

라다크에서 카슈미르까지의 자전거 여행은 군사도로를 따르는 길이었다.

최대 고도는 5,360m이고 평균 고도는 4,400~5,000m에 이르는 고산 자전거 여행길이었다.

 

 

 

 


"굉장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아 너무 힘들었어요. 5,000m 넘어도 무조건 자전거 타고 갔거든요.

고산지대에서 오르막을 넘어가려면 호흡을 깊이, 빠르게 해야 해요.

잠깐이라도 호흡을 멈추면 산소 부족으로 다리근육에 바로 통증이 와요.

고개 올라가는 것, 자는 것, 먹는 것들이 특히 힘들었어요."

 

 


강물도 오염돼 있어서 먹으면 바로 배탈이 나 식수가 가장 어려운 문제였다.

자전거 여행자의 가장 큰 적은 무게였기 때문에 생수를 가지고 갈 수도 없었다.

그래서 대안으로 빙하가 땅으로 스며들었다가 솟는 물을 여행 내내 떠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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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자전거 여행의 매력은 차로 갈 수 없는 곳을 누비며

현지인들과 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여행은 시작부터 고비였다. 두 번째 고개를 넘고 텐트에서 자는 데 열이 심하게 나서 포기하고

귀국해야 할지를 고민했다. 출국 전 그의 몸은 100% 상태가 아니었다.

자전거의 철인삼종경기라 불리는 가리왕산 280랠리에 참가해 부상을 입은 것이다.

산 임도로만 280km를 가는 대회 도중 브레이크 파열로 자전거에서 뛰어내리다 다리를 다쳤다.

 

 

 

 


출발 전까지 그는 많은 준비를 했다. 지방을 쌓아 체중을 불리는 것도 그 중 하나였다.

몸에 지방을 비축해 둬야 험난한 여정을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무게를 줄여야 했기에 여행 중 기름진 음식을 먹을 기회가 드물다.

현지 음식도 인도의 짜파티나 밀가루 반죽해서 구운 것,

감자 볶은 것만 먹으니 여행이 끝나고 한국에서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한동안 설사를 계속하게 된다.

게다가 몸무게 7kg이 빠지고 탈진한 상태라 병원에서 포도당을 맞으며 다시 회복해 가는 중이라 말한다.

 

 

 


그는 고산 자전거 여행의 노하우로 고개를 빨리 넘으려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기어를 저단에 놓고 호흡을 빠르고 깊게 해야 한다.

텐트를 비롯한 모든 장비는 오로지 무게를 줄이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오죽하면 여행 도중에 옷이나 비상식량도 모두 버리게 된다고 한다.

무거워서 도저히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여행 도중 도시를 만나면 다시 비상식량을 사면 된다.

그래서 버릴 땐 미련 두지 말고 가차 없이 버려야 한다.

한 번은 외국인 자전거 여행자 두 명을 만났는데 큰 생수통을 3개씩이나 자전거에 매달고 있었다.

그가 빙하 녹은 물 먹는 노하우를 알려주자 그들은 당장 물을 다 버렸다.

 

 

 

 


현지 음식인 짜파티를 사먹는 것도 무게를 줄이는 비결이다.

한국에서 온 여행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현지 음식 적응이라고 한다.

그는 "대부분의 한국 원정대들이 한국에서 모든 음식을 공수해 온다"며

현지 음식에 적응하면 여행의 80%는 성공한 것이라 강조한다.

먹는 음식으로는 견과류와 과일 말린 것이 유용하고

버너와 간단한 취사도구를 준비하는 것이 좋단다.

현지에서 닭을 사서 요리해 단백질 섭취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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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산]월간 < 산 > 의 깃발을 매달고 인도 히말라야 곳곳을 누볐다.

 

 

 

 

 

 

 

"짜파티 같은 밀가루 음식만 계속 먹으면 사람이 미쳐요.

닭이라도 요리해서 먹어야 기력을 회복할 수 있어요."

 

 

 


이 선생은 자전거 여행자로는 독특하게도 패니어(pannier)를 사용하지 않는다.

자전거 전용 짐받이를 사용하지 않고 배낭을 메고 다니면 체력 소모가 훨씬 크다.

그래서 여행 내내 다른 외국인 자전거 여행자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배낭을 메고 자전거를 타면 체력 소모가 크지만 기동성이 좋아

지름길로 끌바(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는 것)가 가능하고 스피드가 더 빠르다.

또 고산 자전거 여행을 간다 해서 반드시 고가의 자전거를 살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여행이 워낙 험해 잘 망가지고 잃어버릴 우려가 있으므로

튼튼하고 저렴한 알루미늄 프레임 자전거가 더 낫다고 한다.

브레이크는 반드시 기계식이어야 하며 브레이크 패드와 변속기 스페어는

여분을 여러 개 준비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는 두 번의 고산 자전거 여행을 혼자 다녀왔다. 사실 일행이 있으면 장점이 많다.

외국인들도 두 명이 함께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2명이면 호흡 맞추기가 좋고 무게 분담이 되니 힘도 3분의 1만 들고 여러 가지로 서로 의지가 된다.

그러기 위해선 국내에서 자전거를 함께 타며 손발을 맞추고 훈련해야 하는데

워낙 힘든 여행이다 보니 파트너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어설프게 동행할 경우 일행이 포기하면 덩달아 포기하는 상황이 생기기에

그럴 바에야 혼자 가는 것이 낫다는 얘기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야생 개를 만난 일이다.

야생 개는 자전거 여행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대상이다.

덩치가 크고 굶주려 있어 언제 공격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잠깐 자전거를 세워두고 쉬는데 덩치 큰 야생 개가 따라온 것이다.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는 개를 돌을 던져 쫓을까도 생각했지만

마음을 고쳐먹고 공격 의사가 없음을 드러냈다. 초코바를 주니 한참을 경계하다 먹고 선

앞장서서 길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그 개가 심지어 지름길로 안내해 준 덕분에 수월하게 지날 수 있었다.

나중에는 쉴 때는 배를 드러내고 누워 복종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나치는 버스의 사람들이 그의 특이한 모습을 구경하며 소리치고 손을 흔들었다.

나중에는 손을 흔들어주기도 지쳐 그냥 갈 길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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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산]자전거를 지키는 야생 개. 정이 들어 헤어질 때 마음 아팠다.

 

 

 

 

 

 

 

 

 

 

 

 

야생 개는 여러 사람이 있는 쉼터에 오면 그의 자전거 앞에 앉아 주변 사람을 경계했다.

누가 자전거나 짐을 만지려 하면 이빨을 드러내며 경계 보초를 섰다.

하지만 식량과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계속 동행할 수는 없었다.

결국 현지 사람에게 넘겨주고 헤어지고 오는데 그 개가 우는 것 같아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았다.

이남석 선생의 라다크에서 카슈미르에 이르는 자전거 여행은 본지를 통해 연재할 예정이다.

 

 

 

 



혼자 가는 여행이지만 가족들은 그를 이해해 준다.

일년에 한 번 가는 여행이며 술 담배를 하지 않는 이 선생이 보름을 제외한 나머지 일년 동안은

가정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전거 여행의 색다른 매력으로 어느 나라를 가든

자전거 여행자에게 관대하다는 점을 든다. 정규 버스 노선이 없는 오지마을로 다니기에

 순수한 사람들과 좀더 쉽게 친해질 수 있다. 또 이들 역시 이 길을 자전거로 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최선의 친절을 베푼다고 한다.

그래서 자전거 여행은 인간미가 있다고 말한다.

다른 장점은 돈이 적게 든다는 것이다.

17일간 여행을 다녀왔지만 비용은 200만 원을 넘지 않았다.

 

 

 

 

 

 


이남석 선생은 자전거 여행을 할 때는 너무 힘들어서 '내년 여름 방학에는 쉬자'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귀국하고 일주일만 지나면 내년 여름방학에

어디로 자전거 여행을 갈지 계획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고 얘기한다.

내년 1차 목적지는 티베트 카일라스 자전거 여행이며 중국 측 허가가 나지 않을 경우

카슈가르에서 텐산산맥을 넘는 여행을 할 계획이다.

 

 

 



그는 라다크 자전거 여행기에서

"원인과 결과에 구속된 우리는 현세의 기쁨과 고통 안에서 허우적거리는 생명일 뿐"이라고 말한다.

극한의 고통과 극한의 감동,

거기서 만난 뜨거운 인간미의 사람 이야기가 그를 자전거 탄 구도자로 만들었다.

구도자가 추구하는 비움의 경지에 이른 탓일까?

는 올해 본지에 연재하고 받은 원고료 전액을 독거노인 돕기에 기부했다.





 

                                 ↑ [월간산]잔스카르산맥의 화려함을 배경 삼아 달리고 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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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jiang 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