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예술/문화와 예술2

勝者 병법

까까마까 2012. 7. 24. 12:05

ㅈㄱㅇ ㅂㅇㅇ ㅈㅈㅊ

 

 

                                                                                                        

승자 병법

 

 

 

 

 

 

칭기즈칸도 K팝 가수도 성공 비결은 '비빔밥 전략'

  • 송병락 서울대 명예교수

동양의 '손자병법'이나 서양의 '전쟁론'은 주로 적이 하나이고,
나의 강점과 적의 약점 중심으로 전략을 다룬다.
그럼 미국·중국·일본·러시아 4대 강국의 틈바구니에서 살아가야 하는 한국처럼
() 경쟁자가 넷이나 되는 경우의 전략은 무엇인가?
바로 융합전략이다.
이는 개인, 기업, 국가를 막론하고 경쟁자 중
어느 하나를 모방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강점을 융합하여
모두 앞설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다.
남의 강점을 활용하여 남을 앞서기 위한 전략이 바로 융합전략이다.

한때 세계를 재패한 칭기즈칸과 그 후손들의 전략이 좋은 예이다.
그들은 원나라를 세워 러시아를 240년간 다스렸으며,
인도는 무굴제국을 통해 다스렸다. 무굴은 페르시아말로 몽골을 말한다.
그들의 영토는 중동, 유럽의 여러 나라 등 거의 모든 문명체계를 아울렀다.
당시 몽골 인구는 100만도 채 안 되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가?
칭기즈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를 저술한 문화인류학자 잭 웨더포드는
몽골군은 특유의 기동성에 중국의 화약기술,
유럽의 주조(鑄造)기술, 중동의 화염방사기술 및 심리전술 등을 융합했기에
대적할 나라가 없었다고 말한다.
융합은 별개의 물질, 아이디어, 무리 등을 결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핵융합은 그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몽골족은 바로 핵융합에 비견되는 융합전략으로 엄청난 군사력을 창출해서
초강대국을 줄줄이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이다.

중국이 부상하기 이전 세계의 3대 경제 대국은 미국·일본·독일이고,
대표적 기업경영 모델도, 피터 드러커에 따르면, 이 세 가지였다.
그는 미국 기업은 경제적 차원(이윤), 일본 기업은 인간적 차원(인간관계),

 

 

 

 

 

 

 

 

 

 

 

독일 기업은 사회적 차원(사회 안정)을 중시한다고 했다.
그럼 한국은 이 중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하는가?
그동안 기업인이나 일반인 등 다양한 청중을 대상으로 강의하면서
질문을 던져보면 미·일 모델을 따라야 한다는 답이 많았다.

하지만 드러커는 한국이 앞으로 대기업을 미국식으로 개혁하면 안 된다고 했다.
미국 기업은 호경기 때 잘되는 모델이라고도 했다.
일류 기업은 이 세 가지를 다 균형 있게 중시해야 하며
어느 것 하나에 치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바로 우리 융합전략이 의도하는 바이기도 하다.
한국인은 이 세 가지 모델과 우리 강점을 융합하여
미국·일본·독일 기업을 모두 확실히 앞설 수 있는
'K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미 국산 TV, 스마트폰, 조선 회사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
초경쟁시대, 모방은 더는 전략이 될 수 없다. 패자의 길로 안내할 뿐이다.

조셉 나이 하버드대 교수에 따르면
지금은 군사력 같은 하드파워뿐만 아니라
문화, 발전경험 같은 소프트파워 전쟁시대이다.
중국은 정부가 세운 공자학원으로,
한국은 SM엔터테인먼트 등의 기업이 K팝으로 소프트 파워를 키워가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인기를 더해가는 K팝을 소프트파워로 잘 키워가는 전략 역시 융합전략이다.

얼마 전 한 국제회의에서 어느 일본인 연구소장은
K팝 가수들의 공연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런 말을 했다.
일본 문화를 명문대 출신 엘리트들이 만들어간다고 하는데,
턱도 없는 소리다. 한국 K팝 가수들이 몇 차례 공연하고 가면
일본 젊은이들 문화는 확 바뀐다는 것이다.

 

 

 

 


 

 

한 일본인 음악 평론가도 말했다.
일본의 여가수들은 빠르면 10대에 데뷔해서 열심히 노래하고,
20, 30, 40대 등을 거치면서 비로소 일류 가수가 된다.
그러나 세계적 가수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런데 한국은 어떻게 된 셈인지
소녀들을 마치 공장에서 재배하듯 훈련해 데뷔 후
바로 세계 수준의 가수로 만드는 것이 신기하다고 했다.
유럽, 미국 등의 유명 콩쿠르를 거치지도 않은 채 말이다.

K팝은 여러 차원의 융합 결과로 나온 것이다.
우선 K팝은 가수들의 노래, , 의상, 이미지, 매너, 언어, 건강관리 등이 잘 융합돼 있다.
또한 미국·일본·중국 등 여러 나라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들의 노하우도 융합한다.
혹독한 훈련, 피나는 노력, 치열한 경쟁 과정도 융합되어 있다.
뿌리에는 한국 특유의 융합문화가 있다.

얼마 전 '창조계층'으로 유명한 리처드 플로리더에게
"한국 문화는 비빔밥처럼
유명 외국의 문물을 섞고(mix), 결합해서(combine), 새 맛을 창출(create)하므로
한국인의 융합전략을 'MCC전략'으로 표현하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그는 "아주 좋다"고 했다. 한국인이 잘할 수 있는 전략도 융합전략이고,
초경쟁시대 4대 강국을 비롯해 경쟁국들을 앞서는 데 필요한 전략도 융합전략이다.
앞으로 개인, 기업, 정부를 막론하고 4대 강국 등 주요 외국의 제품,
기업 및 인재의 강점을 철저히 연구하고
핵융합 정도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융합전략을 개발해
한국인의 시대로 만들어 가면 어떨까?

 

 

 

 

 

 

 

 

 

 

 

[송병락 교수의 승자병법]

싸우지 않고 이기는 전승(全勝)전략, 한국의 어머니에게 배워라

송병락 서울대 명예교수

헨리 키신저는 중국의 국공(國共)내전부터 한국전쟁,
그리고 베트남전쟁에 이르기까지 미국이 아시아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은
'손자병법'을 잘 몰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양인들이 '손자병법'을 제대로 알게 된 것은
미국의 군사전문가 사무엘 그리피스(Griffith)의 권위 있는
번역판이 나온 1963년부터라는 주장도 있다.
어쨌거나 '손자병법'은 서구에 가장 널리 알려진 동양 병법서임에 틀림없다.
중국 손자병법연구회는
'손자병법'의 최고 전략으로 '싸우지 않고 이기는 전략'인 전승(全勝)전략을 꼽는다.
어떻게 싸우지도 않았는데 이길 수가 있다는 말일까?

일본에는 '오륜서(五輪書)'라는 병법서를 쓴 전설적인 사무라이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藏)가 있다.
그는 13세 때부터 60여 차례나 당대 최고의 무사들과 싸워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얼마 전 필자는 한 강의에서 무사시와 같은
사무라이와 싸워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몇명만 자신 있게 손을 들기에 그렇다면 질 것 같으냐고 물었는데,
이번에도 몇 사람만 손을 들었다.
손을 안 든 분은 "우리는 비깁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필자는 "여러분이라면 사무라이와 싸워 100%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어떻게 가능할까?
그것은 우리가 칼보다 뛰어난 신무기들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무라이를 간단히, 그리고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자동권총 같은,
적이 모르는 신무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1853, 미국의 페리 제독이 싸우지 않고도 일본을 개항시킨 것은
사무라이들이 이전까지 상대해보지 못한 강력한 신무기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국으로서 전승전략을 잘 활용하는 예는 스위스.
스위스는 북쪽으로는 독일, 남쪽으로는 이탈리아, 서쪽으로는 프랑스에 접해 있다.

 

이웃 중 어느 나라라도 마음만 먹으면 몇 달 안에 스위스를 점령할 수 있다.
하지만 스위스는 땅굴을 파서 비상시
이들 국가를 향해 포탄과 전투기가 바로 날아갈 수 있게 해놓았다.
엄청난 피를 흘리지 않고서는 도저히 점령할 수 없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도 스위스를 침공하려다가
이 사실을 알고 포기했다고 한다.
스위스는 이순신의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와 같은
정신으로 평화를 누리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와 싸우지 않고 이겨야 한다.
손자에 따르면 싸울 때는 첫째 상대의 전략을 치고,
둘째는 외교관계, 셋째는 군대, 넷째는 성읍의 순으로 치라고 했다.
그런데 한국 입장에서 셋째와 넷째는 현실성이 없다.
가능한 것은 앞의 두 가지인데, 이것이 바로 '전승전략'의 길이다.
손자의 전승전략은 어쩌면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인지도 모른다.
한국은 전략 면에서 4대 강국을 앞서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의 전략연구소와 대학이 있어야 한다.

'
전승전략'의 핵심 내용은 한 어부의 이야기 속에 잘 드러난다.
어느 어부가 아침 강에 고기를 잡으러 갔다가,
나무에 매달린 뱀이 강가에 밀려나와 있는 물고기를 감아올리려 하는 것을 보았다.
다가가 보니 가물치 한 마리가 병든 것처럼 뒤집어져 있었다.
그런데 뱀이 다 감아놓으면 가물치가 몸을 휙 틀어서 빠져나왔다.
뱀은 조금 더 내려와서 다시 감았고 가물치는 또다시 빠져나왔다.
결국 뱀은 땅까지 내려와서 가물치를 감으려 했다.
그 순간 가물치는 순식간에 몸을 뒤집어 뱀을 물고 물속으로 사라졌다.
어부는 고기잡이를 한 지 수십 년 만에
가물치한테서 크게 한 수 배웠다며 무릎을 쳤다고 한다.
어부는 무엇을 배웠는가?
첫째, 가물치는 자원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둘째, 자신의 몸을 전혀 다치지 않았고,
셋째, 상대의 몸도 상하지 않았다.
넷째, 상대의 전략을 쳐서 싸우지 않고 이겼다.
이 네 가지가 바로 전승전략의 핵심이다.

한국에서 40대와 50대 초반의 직장인이나 사업가들은
여러 인간관계나 조직에서 다툼에 휘말리기 쉽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면 남과 별 다툼없이 자기 분야에서 정상에 올라간 이들이 많다.
손자(孫子)가 쓸데없는 싸움은 하지도, 이기지도 말라고 한 데는 이유가 있다.
상사와의 싸움에서 백전백승하는 이는 직장을 잃고,
아내와의 싸움에서 백전백승하는 남편은 가정을 잃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한국의 '어머니'들 중에도 전승전략을 실행하는 지혜로운 이가 많다.
남편, 자식, 이웃들과 필요 없는 싸움은 하지도 않고 굳이 이기지도 않는다.
이길 때도 상대가 받게 될 상처부터 생각한다.
일부러 져주기도 하고 심지어 패자(敗者)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렇기에 잘난 남편, 잘난 자식도 역경에 처하면 아내와 엄마의 품속을 찾게 된다.
'전승전략'은 남을 앞서는 능력과 남이 모르는 전략이 있어야 하지만,
지혜로운 어머니를 닮은 리더십과 넓은 마음씨를
그 바탕에 지니고 있어야 가능함을 명심하자.